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 수요가 몰려들었다. 전날 대신증권(003540)(AA-, 안정적)이 모집액 대비 10배가 넘는 수요를 확보한 가운데 하나증권(AA0, 안정적)과 DB증권(016610)(A+, 안정적)에도 각각 2조 150억, 6600억 원의 돈뭉치가 쇄도했다. 우량 대기업 회사채 매물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실적 상승세가 뚜렷하고 안정적 투자처로 꼽히는 증권채가 대기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이날 3000억 원을 조달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기관들은 총 2조 150억 원 규모의 주문을 입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2년물 1500억 모집에 8700억 원, 3년물 1500억 모집에 1조 145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대규모 수요에 힘입어 금리도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거래되는 수준보다 낮게 결정될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수요예측에 앞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책정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희망 금리 밴드를 정했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과 3년물 모두 동일 만기 민평 대비 각각 7bp, 9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같은 날 기관 수요예측에 착수한 DB증권도 순항했다. 1.5년물 700억 모집에 3400억 원, 3년물 800억 모집에 3200억 원 등 도합 6600억 원의 돈뭉치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DB증권은 15년 만에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만큼 참고할 만한 시장 금리가 없어 A+등급 민평금리에 -30~30bp를 가산해 희망 금리 밴드를 정했다. 수요예측 결과 1.5년물과 3년물 모두 동일 만기 민평보다 각각 3bp, 10bp 낮게 금리를 정했다.
증권채에 돈이 유독 집중되는 건 대기업 회사채 발행이 드물어진 상황에서 우량채를 담으려는 대기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관측된다. 올해 7~8월 동안 발행된 증권채는 SK하이닉스가 적극적으로 사들인 바 있다. 다만 최근 자사주 매입·소각에 집중하느라 매수세가 약해진 틈을 타 후순위로 밀려난 기관 투자자들이 우량채를 적극적으로 매집하고 있다.
하나증권과 DB증권은 이번 공모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채무 상환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나증권은 이달 중순부터 차례로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3000억 원을, DB증권은 전자단기사채 1500억 원을 갚는 데 공모 자금을 쓸 예정이다. 양사 모두 대규모 수요를 확인한 만큼 각각 설정한 증액 한도인 5000억, 2000억 원까지 발행 금액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하나증권 회사채 발행은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DB증권은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로 전면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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