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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위스그랜드호텔 개발 닻 올려…키움증권서 4500억 조달[시그널]

수년간 계획만 무성했던 부지
대형 자금 조달로 마침내 매각
시행측 초기 사업비까지 확보
친일재산 부정적 여론 극복 관건

  • 이충희 기자
  • 2026-08-13 15:55
스위스그랜드호텔 전경. 스위스그랜드호텔
스위스그랜드호텔 전경. 스위스그랜드호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가 마침내 매각됐다. 수년간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 계획만 무성한 채 친일파 재산 논란 등으로 표류하던 사업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모습이다. 부지를 둘러싼 역사적 논란이 남아 있는 만큼 실제 개발이 원활히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그랜드호텔 건물과 부지 소유권이 지난달 ‘홍제353PFV’로 최종 이전됐다. 디벨로퍼 연합와이앤제이가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해당 호텔과 주변 필지 등을 포함해 약 1만 2000평의 부지를 철거하고 130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신축하는 개발 사업으로 전해졌다. 전체 매매 대금과 초기 사업비만 5000억~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는 2020년 초반부터 여러 디벨로퍼들이 매입과 개발을 추진했으나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인허가 과정이 쉽지 않은 지역인 데다 ‘친일파 재산’이라는 상징적 낙인이 금융권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호텔과 주변 필지는 이우영 동원아이엔씨 회장과 그가 운영하는 법인 등이 대부분 소유해왔다. 이 회장의 조부는 대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꼽히는 조선 귀족 이해승이다. 이 때문에 부지 개발을 둘러싸고 친일 재산 환수 문제 등 역사적·사회적 논란이 지속해서 따라붙었다. 이 회장이 소유한 재산 대부분이 조부 때부터 물려받아 키워온 것이라는 논란도 여전하다. 다만 정부는 이 회장을 상대로 홍은동 주변 부지에 대한 국고 환수 소송을 제기했으나 2023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활로를 찾지 못하던 사업은 제도권 금융회사인 키움증권이 대규모 금융을 제공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450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단독 제공하며 매입 잔금과 초기 사업비 조달을 도왔다. 금융 조건은 만기 18개월, 변동금리 연 6%를 포함해 올인(All-in) 금리 기준 연 11~12%로 파악된다. 키움증권은 이번 브리지론 제공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금융 조달이 이뤄지면서 초반 사업 추진에는 속도가 붙게 됐다. 개발 측은 향후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한 뒤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을 거쳐 이르면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최근 역사성 논란이 정치권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다시 제기되는 데다 인허가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수 있다.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인 해당 부지에 30층 이상 아파트를 지으려면 준주거지역 수준의 종 상향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행정적 특혜를 안겨줬다는 비판이 불거질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발을 통해 친일 후손 낙인이 찍혀 있는 이 회장 측이 또다시 막대한 부를 챙긴다는 부정적 여론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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