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 여파로 한국거래소에 예치하는 증권사들의 증거금 부담이 빠르게 커지자 금융투자협회가 주요 증권사 파생·리스크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섰다. 거래소에 묶이는 자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자금 운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최근 주요 증권사 파생·리스크 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열고 한국거래소에 납부하는 증거금 부담과 관련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소가 요구하는 증거금 규모도 함께 늘어나자 증권사들은 증거금 부담 완화와 납부 구조 개선 필요성 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는 투자자로부터 주식 매수 대금의 일부를 위탁증거금으로 받는 것과 별개로 결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도 증거금을 예치한다. 주식 매매가 체결된 뒤 실제 결제가 이뤄지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거래소는 그 사이 발생할 수 있는 결제 불이행 위험에 대비해 증권사로부터 개시 증거금을 미리 받는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주가 변동에 따른 결제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거래소가 요구하는 증거금 규모도 함께 늘어난다.
실제 거래소에 예치되는 증거금 규모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이 부담한 증권·파생시장 관련 증거금은 25조 7640억 원으로 전년 동기(10조 5418억 원)보다 144.4%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증권시장 개시 증거금이 7726억 원에서 2조 5260억 원으로 226.9% 늘었고 파생시장 개시 증거금은 9조 7692억 원에서 23조 2380억 원으로 137.9%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거래소에 예치해야 하는 증거금도 함께 불어나 유동성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며 “자금 운용 관리에 난색을 표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소 증거금 산정 방식은 국제 기준에 맞춰 운영되는 데다 결제 시스템 전반과도 맞물려 있어 단기간에 제도를 손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투자자 리스크 관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용·미수 거래 투자자의 결제 불이행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변동성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위탁증거금률을 잇달아 상향했다. 위탁증거금률을 높이면 투자자가 미리 납부해야 하는 현금 비중이 커져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억제하고 미수거래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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