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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 메모리 공급 가장 어려울 것”…하이닉스가 내놓은 전망

  • 김은비 기자
  • 2026-07-11 11:42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시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되는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현 시점 주가가 표시되어 있다. 김정훈 기자.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시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되는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현 시점 주가가 표시되어 있다. 김정훈 기자.

미국의 현지 투자 확대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향후 생산거점 구축이 현실화할 경우 대미 투자 규모가 수백조 원대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ADR 상장 기념행사에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질 경우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메모리 공장 외에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관련 기술, 합작법인 등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를 투입해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며, 올해 초에는 AI 솔루션 기업 ‘AI 컴퍼니’(가칭)를 미국에 설립하는 등 현지 AI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미국 내 메모리 생산 확대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직후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마이크론의 뉴욕 공장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메모리 생산시설 확대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AI 시대 핵심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 기반을 확대하고 AI 핵심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구축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현지 생산 확대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ADR 상장 당일 블룸버그·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공급 측면에서 내년이 업계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30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객들이 장기 공급 계약에 나서는 것도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AI 메모리 부족이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최대 공급사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호남권 등을 중심으로 1100조 원 규모의 국내 AI 메모리 생산벨트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국내 투자와 비교해 미국 내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미국 정부가 추가 투자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반도체 관세 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현지 생산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회장이 미국 내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만큼 향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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