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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중견·중소기업 자금줄 역할…유럽 로드쇼엔 투자자들 북적

[세계가 러브콜 K자본시장] <상> 위상 높아진 韓금투사
한투, 직접대출 등 블루오션 확장
미래, 혁신 상품·디지털자산 주력
월가서 현지·차별화로 존재감 높여
삼성, 브로커 넘어 K증시 세일즈
런던 이어 밀라노 등 하반기 투어
LSEG는 수수료 면제 등 인센티브

  • 뉴욕=윤지영 기자, 런던=변수연 기자
  • 2026-07-05 19:10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경.  뉴욕증권거래소 관계자가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경. 뉴욕증권거래소 관계자가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의 뉴욕 법인 ‘KIS US’는 중견·중소기업 직접 대출인 ‘미들마켓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들마켓론은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비은행 금융사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대출 형식으로 투자한다. 대형 금융사들의 참여가 제한된 틈새시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블루오션’을 찾는 행보다. 우연광 KIS US 법인장은 “조달 규모는 2000억~3000억 원 수준이며 금리가 높아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미들마켓론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증권 뉴욕 법인은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24시간 거래 가능한 토큰화 기반 플랫폼 구축에 나선 점을 고려해 디지털자산팀을 신설하는 등 새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유수 금융사들이 모여 있는 미국 뉴욕에서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이 ‘현지화·차별화’ 전략을 무기로 무한 경쟁에 뛰어들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뉴욕에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열고 영업에 나선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총 19개다. 5년 전(15개)과 비교하면 사실상 1년마다 국내 금융투자사 한 곳 이상이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현지화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자회사인 글로벌엑스(Global X)다. 이 회사의 페드로 팔란드라니 상품·리서치본부장은 대형 자산운용사들과의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핵심 무기로 ‘상품 혁신성’을 꼽았다. 대표적으로 방산 ETF인 ‘글로벌엑스 디펜스테크(티커명 SHLD)’에서 보잉을 빼고 팰런티어에 투자해 경쟁 상품인 ‘아이셰어스 US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ITA)’ 등과 차별성을 둔 점도 이 같은 전략이 깔려 있다. 그는 “미국에서도 한국 개인투자자들처럼 특정 테마에 강한 확신을 가지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보다 정교하고(targeted) 의도적인(intentional)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 전략을 복제하지 않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엑스의 ‘혁신’ 역량에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노하우와 전문성이 결합되면서 미래에셋그룹이 2018년 인수할 당시 81억 달러(약 12조 원)였던 운용자산(AUM)은 올 6월 1000억 달러(약 153조 원)를 넘어서며 13배가량 급성장했다.

현지 금융사와 손잡고 한국 시장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5월부터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와 외국인 통합 계좌 서비스를 운영하며 미국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 직접투자 채널을 넓히고 있다.

영국중앙은행(BOE)이 위치한 런던 금융가에서 시민들이 걸어다니고 있다(왼쪽 사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돌진하는 황소상’(오른쪽 사진). 런던=변수연 기자 뉴욕=윤지영 기자
영국중앙은행(BOE)이 위치한 런던 금융가에서 시민들이 걸어다니고 있다(왼쪽 사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돌진하는 황소상’(오른쪽 사진). 런던=변수연 기자 뉴욕=윤지영 기자

유럽 금융 중심지인 영국 런던에서도 한국 주식시장이 지난해부터 전 세계 주요국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자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런던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도 단순히 한국 주식 주문을 연결하는 브로커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 전반을 설명하는 ‘세일즈맨’ 역할까지 맡게 됐다. 삼성증권 런던 법인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KRX)와 공동으로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를 개최한 데 이어 올 10월에는 런던을 시작으로 스톡홀름·밀라노·취리히 등을 순회하는 공동 마케팅 투어를 준비 중이다. 국내 기업 소개는 물론 한국 증시와 투자 환경 전반을 소개하는 데 방점을 뒀다. 조완진 삼성증권 런던 법인장은 “예전에는 기업 실적 위주로 묻는 질문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한국 자본시장이 핵심 주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증권사를 핵심 파트너로 삼고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확대되는 추세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은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와 실시간 시세 이용료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런던증권거래소에 SK하이닉스 3배 레버리지 ETF를 상장한 영국 운용사 레버리지셰어스는 상품 출시 전 국내 증권사들을 직접 찾아 상품을 소개하고 시장 반응과 투자 수요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온라인 증권 플랫폼 프리트레이드에서도 한국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나타나고 있다. 6월 첫 3주간 ‘MSCI Korea’와 ‘Franklin FTSE Korea’ 등 2개 ETF 상품이 거래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는 올해 초 프리트레이드 플랫폼에서 491번째로 많이 매수된 종목이었지만 6월 들어선 168위까지 상승 이동했다. 덩컨 페리스 프리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프리트레이드 이용자들은 인공지능(AI) 인프라와 관련해 미국 기술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핵심인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AI 투자 수요가 유지될수록 기술주 투자나 국가별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연광 KIS US 법인장이 미국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우연광 KIS US 법인장이 미국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덩컨 페리스 프리트레이드 애널리스트가 영국 런던 프리트레이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변수연 기자
덩컨 페리스 프리트레이드 애널리스트가 영국 런던 프리트레이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변수연 기자
영국중앙은행(BOE)이 위치한 런던 금융가에서 시민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변수연 기자
영국중앙은행(BOE)이 위치한 런던 금융가에서 시민들이 걸어다니고 있다. 사진=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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