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질주하고 있지만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중 최저 수준을 달리고 있다.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글로벌 지수의 리밸런싱 등 기계적 매도 물량이 겹치며 외국인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6월 들어 지수 리밸런싱이 마무리되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거시경제 변수가 지나면서 줄어든 ‘외국인 곳간’이 주가와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7.6%를 기록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52.4%에서 반년 새 4.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역시 53.8%에서 51.3%로 외국인 비중이 감소했다.
반도체 양대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이 내려온 배경으로는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함께 글로벌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 내 강제적인 비중 조절이 꼽힌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175.49%, SK하이닉스가 308.27% 급등하며 글로벌 아시아·한국·메모리 ETF 내 두 종목의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아졌고, ETF 내 종목별 비중 한계를 넘어 기계적인 매도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간 수급을 짓누르던 패시브 리밸런싱 압박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는 5월 말 종료돼 8월 전까지는 비중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외국인 수급의 또 다른 축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한국 지수 역시 19일을 기점으로 6월 리밸런싱이 마무리돼 9월까지 여유가 있다. 앞으로 2달간은 외국인이 기계적 매도 압박에서 벗어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을 공격적으로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외국인들의 수급은 이미 복귀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7일부터 6월 11일까지 24거래일간 75조 5689억 원을 순매도하며 시장을 짓누르던 외국인들은 최근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11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일명 ‘네 마녀의 날’을 기점으로 굵직한 리밸런싱과 파생상품 포지션 정리가 끝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외국인이 돌아왔다. 실제 5월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11일과 12일, 18일 ‘사자’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 역시 5월 7일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지던 매도 행진을 멈추고 11일부터 18일까지 순매수세를 보였다.
거시경제 환경도 안정세다. 시장을 긴장시켰던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첫 FOMC는 매파적 발언으로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으나 시장은 이미 충격을 소화했다는 평가다. 7월부터 2분기 실적 장세가 펼쳐치고 실적이 숫자로 입증된다면 자금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진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88조 원, 6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반도체 두 종목 주가 상승이 코스피 지수를 끌어 올리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1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35만 4000원, SK하이닉스는 276만 4000원으로 두 기업 합산 시가총액은 4039조 원이며 코스피 전체 시총의 54.60%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외국인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비어있는 삼성전자의 단기 상승 여력이 SK하이닉스 대비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분율 방어력이 비교적 양호했던 SK하이닉스와 달리, 외인 지분이 한층 더 얇아진 삼성전자가 매수세 유입의 탄력을 받을 경우 최근 급격히 좁혀진 두 기업 간 시가총액 차이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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