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시장이 상법 개정,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등으로 디스카운트(저평가) 국면을 벗어나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지만, 추가 재평가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 종목의 70%가 여전히 장부가치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본 것이다.
11일 글로벌 투자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은 ‘갈림길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올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KKR은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국가로 평가한다. 과거에는 취약한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환원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기업구조 단순화, 자본 배분 효율성 개선, 그리고 주주행동주의의 확산이 맞물리며 2026년 연초 대비 현재까지 95% 이상의 수익률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한국 주식 시장의 70%가 여전히 장부가치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가치 재평가 여력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KKR은 한국에서 추진 중인 기업 개혁의 본질이 단순한 주가 재평가가 아니라 자본수익률과 지배구조의 질적 전환에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분할(carve-out), 전략적 파트너십 그리고 사모 자본 활용을 유망한 투자 접근 방식으로 꼽았다.
KKR은 첨단 반도체 생산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는 현 상황이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에게 전략적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글로벌 반도체 생산 기반과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핵심 거점으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KKR은 이번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지만, 양극화가 심화되는 갈림길에 접어들면서 향후 성장이 불균등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헨리 맥베이 KKR CIO는 “경기 사이클이 끝난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선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경제적 성과가 특정 지역·산업·자산군에 집중될 것이며 지역과 섹터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투자 환경 전반에 대해서도 AI와 안보, 전력 인프라를 중심으로 구조적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AI 확산이 글로벌 경기 확장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안보 강화, 핵심 자원 확보 경쟁으로 인플레이션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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