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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급 회사채 금리 4.5%대 급등…기업 자금 조달 난항 [시그널]

금리인상 압력에 환율까지 치솟아
국고채 오르며 회사채 금리도 상승
유증 제동·IPO시장 위축까지 겹쳐
조달부담에 차환 대신 현금상환 검토

  • 박정현 기자
  • 2026-06-10 17:28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고금리·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 이후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이를 과도하게 선반영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1500원대를 웃돌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신용등급 AA- 회사채 금리는 4.499%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약 2년 만에 4%대를 넘어선 이후 상승세를 유지, 8일 4.546%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2023년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다음 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같은 고금리 현상은 글로벌 시장의 금리 상승 여파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대까지 다시 올랐다.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됨에 따라 ‘고금리 장기화의 부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고용지표마저 양호한 결과를 보여주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상단이 뚫린 환율도 시장금리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2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1500원대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채권시장이 환율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국고채 3년물 4.0%, 10년물 4.5%까지 금리 상단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 불안은 회사채 시장 부담으로 이어졌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회사채 금리가 함께 뛰자 투자자 수요가 유지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발행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에 일부 대기업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에 대해 차환 대신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 중에서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상환을 고려하는 곳들이 있다”며 “대출 등 여러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회사채 뿐만 아니라 다른 조달 창구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주가 급등락으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이 위축된 데 이어 금융당국의 유상증자 제동, 기업공개(IPO) 시장 냉각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선택지는 좁아졌다. 특히 PRS의 경우 주요 증권사들이 10조 원에 가까운 계약을 체결하면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가 커진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 기저효과로 PRS 추가 진행이 쉽지 않다”며 “기존 보유 물량을 셀다운(재매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량물 중심의 수요는 아직 견조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한 수요예측에서 기업들이 모집예정액 대비 5배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제한적인 발행 물량과 높아진 금리 매력이 맞물린 결과로,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확보보다 이자 비용 부담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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