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노조의 성과급 요구 권한과 주주가치 훼손 우려 사이 잡음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주주 단체는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노조 권한에 상응하는 힘을 주주에게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특히 사업이 적자일 경우 주주는 주가 하락에 배당도 줄어들게 돼 손해가 불가피한 만큼 노조 역시 ‘하방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겸 기업지배구조개발연구회 회장은 2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재계로 확산하고 있는 성과급 산정 논란에 대해 “현 구조에서 노조는 기업의 실적이 악화됐을 때 하방 손실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현금으로 성과급을 주는 대신 스톡옵션 등의 보상 방식을 통해 비대칭적 보상 구조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계와 자본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는 방식이 확산될 경우 주주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이 좋을 때 직원은 ‘억 단위’의 성과급을 받지만 악화될 때 이에 대한 손실을 부담하지 않는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안이 가결된 후 다른 기업으로까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확산한 점도 노조와 주주의 이해관계 상충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강 교수는 “주주 측에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노사 합의안에 대한 무효 판단을 구하는 방법이 있다”면서도 “선제적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방식으로도 주주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짚었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강화된 만큼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려는 결정에 대해 주주 승인을 받도록 정관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 전반에서 성과급을 이전보다 많이 지급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경영진을 향한 사법 리스크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많다. 특히 회사의 이익 규모가 대폭 축소되거나 주가 낙폭이 과도할 때 주주 환원을 제치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합의안을 노사가 도출할 경우 이사회가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정관 변경이 이사회와 경영진의 협상력을 높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가 필요하지만 대주주와 소액주주가 함께 제안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이런 안이 통과될 경우) 이사들도 노조와 협상할 때 기댈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권한에 상응하는 힘을 주주에게 부여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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