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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도 인가 초읽기…발행어음 경쟁 불붙는다

[3개월새 4조 불어 54조로]
메리츠도 합류땐 사업자 총 9곳
연간 3% 웃도는 금리 등 매력적
은행 예·적금 위협할 존재 부상
“수익성·유동성은 부담” 우려도

  • 김남균 기자
  • 2026-04-08 17:42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인 발행어음 잔고가 54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기업금융(IB) 확대 기조로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은행권에서 증권업계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발행어음 경쟁 심화가 수익성과 유동성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삼성증권(016360)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안을 상정해 논의했다. 인가안이 이달 15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의결될 경우 삼성증권은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중 여덟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자 대열에 오르게 된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신청한 메리츠증권에 대해서도 심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IB 활성화를 위해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25%에 상응하는 액수를 모험자본에 투자하도록 하면서 금융위 신규 인가 심사에도 탄력이 붙었다. 메리츠증권까지 합류하면 발행어음 사업자는 총 9곳이 된다.

발행어음은 고객을 수취인으로 하고 증권사를 지급인으로 해 1년 이내의 사전 약정된 수익률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증권사는 고객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투자 자금으로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한도도 증권사 자기자본의 200%로 넉넉하다.

발행어음 잔고는 매년 급증세다. 지난해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50조 91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새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발행에 나서면서 올 1분기까지 발행어음 잔고는 54조 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첫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한 키움증권(039490)의 경우 최근 수신 잔고 1조 원을 돌파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가 늘어날 경우 올해 발행어음 잔고가 90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발행어음의 구조가 은행 예·적금과 비슷한 성격을 지녔음에도 매년 잔고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건 그만큼 고객들의 수요가 높다는 의미다. 단기 자금을 파킹하려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 3%를 상회하는 발행어음 금리가 매력적이다.

이달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우대 조건을 적용하더라도 연 2.6~2.95% 수준인 반면 같은 만기의 발행어음 금리(약정식 만기 365일 상품 기준)는 연 3.05~3.3%였다. 약정 회차별로 적립식으로 입금하는 적립식 발행어음(만기 1년)의 경우에는 연 4% 이상의 금리도 제공한다.

발행어음 후발 주자들의 경우 특판 상품까지 내놓으며 금리 경쟁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신한투자증권의 ‘신한 프리미어 발행어음’은 연 3.8~4%, 하나증권의 ‘하나 더 발행어음’은 연 3.4~3.6% 금리를 제시해 각각 이틀, 열흘 만에 완판됐다. 증권사 발행어음이 은행 예·적금 유치를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반면 발행어음 만기는 1년 이내로 짧은데 운용자산의 상당 부분은 기업금융(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장기 프로젝트로 구성돼 경쟁 심화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모험자본 투자 의무로 인수금융 같은 장기 운용 성격의 투자 자산이 확대될 경우 조달과 운용 간 만기 불일치 부작용이 대두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다수 회사의 발행어음 시장 동시 진입은 조달 비용 상승과 운용 자산 확보 경쟁 심화로 이어져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라며 “만기 불일치 정도가 큰 회사일수록 투자자 자금이동이 빈번해지거나 투자자산의 회수가 지연될 경우 유동성 부담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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