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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피 날자 블록딜도 활성화… PEF 엑시트 공식 바뀐다[이충희의 쓰리포인트]

①韓 증시 글로벌 관심에 수천억 지분 소화도 거뜬
②국내 대기업은 해외 M&A 매진…블록딜이 플랜B
③LG CNS·HPSP·클래시스 지분 쪼개팔아 수천억 수익

  • 이충희 기자
  • 2026-03-01 02:00

국내 증시가 초유의 코스피 6000시대를 열며 파죽지세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기 속에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됩니다. 과거에는 기업 경영권을 한 번에 넘기는 통매각에 사활을 걸었으나, 최근에는 달궈진 증시를 활용해 지분을 수시로 잘라 파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증시 활황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자 PEF들 사이에서 지금이 수익을 확정하기 위한 최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국내 대기업(전략적 투자자·SI)들이 해외 인수합병(M&A)에 집중하면서 국내 시장에 나온 경영권 매물의 소화력이 떨어진 시장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여의도 증권가. 오승현 기자
여의도 증권가. 오승현 기자

①韓 증시 글로벌 관심에 수천억 지분 소화도 거뜬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주가 견인한 코스피 6000선 돌파는 증시 전반에 강력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에서 시작된 매수세가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는 물론 금융, 뷰티까지 이어지는 순환매 장세를 형성하며 대부분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PEF들 입장에서는 굳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 단일 원매자를 찾아 장기전을 벌일 필요 없이, 시장의 넘치는 유동성을 활용해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입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는 점도 블록딜 활성화의 배경입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수십 개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동 마케팅 여건이 개선되면서 단일 SI를 찾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지분을 소화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결국 불장이 된 증시가 PEF들에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익 확정의 통로를 열어준 격입니다.

②국내 대기업은 해외 M&A 매진…블록딜이 플랜B

반면 전통적인 경영권 M&A 시장은 정적에 휩싸여 있습니다. 국내 주요 그룹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타깃을 국내보다는 북미나 유럽 등 해외 기술 기업으로 설정하고 매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SK(034730), 현대차(005380) 등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외 PEF가 보유한 우량 포트폴리오가 다시 시장에 나와도 이를 받아줄 원매자를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 SI의 부재 현상은 몸값이 무거운 조 단위 대형 매물일수록 더욱 심화되는 양상입니다. PEF들은 단일 원매자를 기다리다 지치는 대신, 기관 수요가 몰리는 증시로 눈을 돌려 지분을 수시로 잘라 파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블록딜을 통한 단계적 엑시트는 이제 SI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는 동시에 증시 고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영리한 플랜B로 확실히 부상했습니다.

③LG CNS·HPSP(403870)·클래시스(214150) 지분 쪼개팔아 수천억 수익

실제 이런 흐름 속에서 글로벌 PEF들은 발 빠르게 실리를 챙기고 있습니다. 베인캐피털은 최근 클래시스 지분 8.25%를 블록딜로 처분해 3240억 원을 회수했습니다. 기업가치가 급등해 단일 인수 후보를 찾기 어려워지자 지분을 쪼개 파는 전략으로 선회해 이미 투자 원금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46%의 지분을 보유해 향후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통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꽃놀이패를 쥐게 됐습니다.

맥쿼리자산운용과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역시 성공적인 사례를 남겼습니다. 맥쿼리는 LG CNS 지분을 네 차례 블록딜로 나눠 팔며 원금 대비 2배의 수익을 올렸고, 크레센도는 HPSP 지분을 올해만 두 차례 분할 매각해 6130억 원의 수익을 추가로 확정 지었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인수금융 조달이 어렵고 대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현재 환경에서 외국계 IB 주관사를 통한 블록딜은 가장 현실적인 엑시트 수단”이라며 “PEF가 보유한 대형 경영권 매물들은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지분을 조금씩 털어내는 방식이 진지하게 고민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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