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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르다” 선 긋는 거래소들...자체 평가 한계 지적도

업비트·코인원, 잇달아 내부통제 체계 공개
자체 안전성 주장에 설득력 부족 지적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속도...내부통제 법제화

  • 김정우 기자
  • 2026-02-10 16:34
강남 빗썸 라운지 모습. 연합뉴스
강남 빗썸 라운지 모습. 연합뉴스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이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잇달아 내부통제 체계를 공개하며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사고라며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통일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각사가 자체 기준을 내세워 안전성을 주장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10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들은 최근 내부 자산 관리 체계와 이벤트 보상 지급 절차를 설명하는 자료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빗썸이 실제 보유 물량의 14배에 달하는 62만 개의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하며 가상화폐 거래소 전반의 신뢰 문제가 불거지자 자사에서는 이 같은 오지급 사고가 구조적으로 차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다.

업비트는 전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실제 보유 자산과 내부 장부를 상시 대조하는 준비자산 증명 시스템과 이벤트 지급 전용 계정, 3단계의 내부 승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 역시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내부 장부 상시 대조와 이벤트 지급 전용 계정, 서비스·시스템 기획 단계에서부터 위험 요소를 가려내기 위한 4단계 격리 환경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자화자찬’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된 내부통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거래소가 자체 기준을 내세워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거래소마다 자산 검증 방식이나 내부 통제 수준이 제각각인 상태”라며 “공통된 규율이 없는 상황에서 개별 거래소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우리는 괜찮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입법을 통한 공통 기준이 마련되기도 전에 거래소마다 개별 해명을 내고 내부 통제 수준 경쟁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더 촘촘한 시스템을 갖췄는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거래소가 반드시 지켜야 할 내부 통제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가상화폐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초안을 토대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할 예정인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내 빅3 업체조차 장부와 보유 가상화폐 간 검증 체계, 다중 확인 절차, 인적 오류 제어 장치 등에 취약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거래소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법안을 2월 국회 내 발의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빗썸에 대한 현장점검을 검사로 전환하고 사고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검사 결과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유령 코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가상화폐 거래소가 어떻게 제도권에 편입될 수 있겠느냐”며 검사 결과를 반영해 2단계 입법에서 강력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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