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읽고 계신 기사는
유료기사 입니다.

비회원도 읽을 수 있는 무료기사로 전환된 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닫기

돈줄 마른 홈플, SSM 매각가 3000억대로 낮췄다[시그널]

DIP 금융 두고 MBK·메리츠 대치
1년 전 호가 8000억대서 수직낙하
삼일, 복수 후보군들과 물밑 접촉
희망퇴직 등 전방위 생존책 마련도

  • 이충희 기자
  • 2026-01-27 15:36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당장의 운영 자금을 장담하기 어려운 매우 시급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구제금융대출(DIP금융)을 두고 홈플러스·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산업은행 사이에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1년 전 8000억 원을 호가했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도 3000억 원대로 수직낙하했다.

27일 투자은행(IB)·유통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측은 회생법원에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가격을 3000억 원대로 낮춰 분리 매각하겠다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는 전국 293개 익스프레스 점포의 영업권 가치를 최저 수준으로 집계해 합산한 수치로 추정된다. 홈플러스가 당장 이번달 임직원 급여까지 밀리는 상황에서 DIP금융 조달마저 어려워지자 알짜 사업인 익스프레스의 시가도 대폭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는 이날 본사 차장급 이상 희망퇴직과 인력의 점포 전환배치까지 단행하며 전방위적인 생존책 마련에도 나섰다.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이미 해당 가격을 바탕으로 복수의 인수 후보군들과 물밑 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의 회생계획안 최종 허가가 떨어지면 곧장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중 DIP금융 조달이 성사되고 회생계획안까지 허가되는 긍정적 시나리오 가정 아래, 이르면 3월 중 익스프레스 매각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만큼 홈플러스의 현금 확보가 시급하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벼랑 끝에 몰린 홈플러스의 유동성 해결 첫 단추로 소수파 노조의 회생계획안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일반노조와 민주노총 마트노조 등 1사 2노조 체제다. 전체 직원의 13%가량이 가입한 마트노조는 점포 폐점·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등을 담은 이번 회생안을 거부하고 있다. 반면 87%에 해당하는 일반노조 측 직원들은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마트노조는 급여 지급 중단에 따라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 겸 MBK 부회장을 26일 단독으로 고소하는 등 현재 사내 분위기는 완전히 둘로 쪼개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마트노조의 완강한 저항이 채권단의 DIP금융 검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메리츠금융과 산업은행의 대승적 결단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들이 합심해 판을 깔아줘야 그나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데 이 경로마저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노조의 이견에 대주주·채권단 사이 강대강 대치가 길어지며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메리츠금융 등 채권단에서는 MBK의 실질적 현금 지원책이 더 나와야 한다는 입장도 강경하다. MBK가 홈플러스에 2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지난해 발표했으나 이 중 대부분을 DIP금융으로 채운다는 것도 기존 채권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DIP금융은 가장 먼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슈퍼 선순위 채권’인데 후순위 채권자들이 MBK의 이러한 제안에 과연 쉽게 동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자본 논리와 노사 갈등이 뒤엉킨 채 최악의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만약 청산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2만 명 임직원 전체 실직이 현실화되는 비극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닫기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