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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이후 북미 주식형 펀드로 투자 자금 쏠림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확정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40일간 북미 주식형 펀드로 1조 8308억 원의 투자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 등 나머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총 4391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익률 차이가 곧 자금 유출입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는 미국 대선 이후 이달 13일까지 각각 2%와 5%씩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그 결과 미 대선 이후 북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05%로 나머지 국가 펀드의 평균 수익률(-3.71%)을 압도하고 있다. 자금 쏠림은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감세와 관세 부과 정책 등으로 주변 국가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과거와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레드 스위프(red sweep)’까지 일어나 트럼프 정부의 공약 추진 이행력이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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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 펀드의 자금 유출이 가장 컸다. 한 달여간 중국 펀드에서는 전체 감소액의 약 70%에 해당하는 3124억 원이 빠져나갔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대선 당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 최대 6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올해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전 세계 4위에 해당하는 베트남 펀드도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 우려가 커지며 투자 자금이 250억 원 넘게 순유출됐다.
인도 역시 마찬가지다. 트럼프 당선 이후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837억 원의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제조업과 소비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났다”며 “이는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을 뿐 아니라 2년 내 최저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일본과 유럽 주식을 담고 있는 펀드에서 발을 빼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일본과 유럽 주식형 펀드에서는 각각 78억 원과 88억 원이 순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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