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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475560)가 상장 첫날 공모가(3만 4000원) 대비 51.18% 오른 5만 1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코스피 공모주 불패’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최근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줄줄이 상장일 주가가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흐름이다. 다만 미국 대선 여파가 있었다 해도 ‘급등 후 급락’ 패턴이 재연되는 등 공모주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타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이날 공모가 대비 36.32% 오른 4만 635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5만 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개장 직후 6만 4500원까지 올라 등락을 반복하다 오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공모가 기준 4918억 원이던 더본코리아 시가총액은 단숨에 7436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더본코리아 주식은 하루 동안 1조 242억 원어치가 거래되며 삼성전자(005930)(1조 2524억 원)에 이어 국내 증시 일일 거래 대금 2위에 올랐다. 3위인 SK하이닉스(000660)(6664억 원)보다 3500억 원 이상 많이 거래됐다. 거래량은 1848만 1963주였다. 기관투자가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감안한 더본코리아의 상장일 유통 가능 주식 수가 228만 2186주(전체 주식의 15.8%)이니 하루 동안 손바뀜이 여덟 번 이상 일어난 셈이다.
더본코리아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공모주 시장 참여자들도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지난달 24일 상장한 씨메스를 시작으로 전날 에이치이엠파마까지 8개 종목이 연속해서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추락해 투자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더본코리아가 일종의 방어선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의무보유확약을 설정한 기관투자가들에 물량을 많이 배정하면서 기관투자가 매도 물량을 일부 차단한 것이 주가 흐름에 도움이 됐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한 셈”이라고 말했다.
씨케이솔루션·MNC솔루션 등 연내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에도 더본코리아의 상장일 흥행은 호재다. 앞서 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에이피알(278470)·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시프트업(462870)·산일전기(062040)·전진건설로봇(079900) 등 5개 종목이 모두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상승 마감했는데 더본코리아도 이 기록을 이어가면서 코스피 공모주는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새내기주의 주가 급락이 비싸게 책정된 공모가에서 비롯된 만큼 더본코리아 개별 종목의 흥행이 공모주 투자심리를 대폭 개선하는 효과를 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날 종가 기준 더본코리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6.77배다. 기업가치 산출 과정에서 적용한 PER 15.78배보다 약 1.7배 높다. 더본코리아가 비교 기업으로 선정한 풀무원의 PER이 21배 수준이다. 공모 과정부터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더본코리아의 주가 상승이 기업가치에 기반했다기보다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대중적 인지도에 기인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7일과 8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토모큐브·에어레인 등 코스닥 종목들은 앞선 주가 추락이 재연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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