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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010130)이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저지를 위해 2조50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고려아연 주당 80만원대 초중반에 공개매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2조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4000억 원 정도의 대항공개매수가 결합된 구조다.
다만 일각에서는 SPC에 미국 펀드 베인캐피탈이 들어간 점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공개매수가 끝나고 난 뒤에는 다시 40만~50만원대로 떨어질 수 있는데 손실 보전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자사주 매입을 두고 배임 및 시세조종 이슈가 있어 영풍이 이날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 이후 추가로 낸 가처분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날 오전 공개매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과 취득한 자기주식에 대한 소각 등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4일 종료되는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겠다는 의도다.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는 주당 75만원이다. 최소 5.87%, 최대 15%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하나증권·메리츠증권·SC증권이 자금을 태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이를 위해 1조 원의 회사채를 사모 형태로 발행하기로 했고, 메리츠금융이 주도적으로 이 회사채를 인수할 계획이다. 금리는 7% 수준으로 정해졌다. 이 외에 지난달 발행한 총 4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등을 더해 약 2조 원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실제 공개매수를 오는 4일 또는 MBK의 공개매수가 종료한 이후인 7일 중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7일 이후라면 MBK가 추가로 공개매수가를 높일 수 없고 새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 회장 측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 33.13%로 비슷한 수준이다. 영풍·MBK는 약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과 함께 4000억 원의 대항공개매수도 진행한다.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과 함께 대항공개매수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놓은 상태다. 다만 크레딧펀드가 투자하는 만큼 최 회장측 지분 15.6%에서 손실 담보가 잡혔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특히 이날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 이후 영풍이 낸 추가 가처분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추가 가처분을 낸 상태다. 배임 및 시세조종 이슈가 향후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자사주 취득한도를 늘리려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고, 가처분도 걸려있는 상태여서 고려아연 계획이 실제 실행될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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