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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날카로운 시각을 가지고 투자를 잘하는 무한책임투자자(GP)들이 많지만 해외 유한책임투자자(LP)들에게 알려진 GP들은 극히 소수입니다. 해외 자본을 유치하려면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6개의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준비해야 합니다.”
구본희 인베스트서울 대표가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해외시장에서 한국 벤처캐피털(VC)의 성장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10회 서경 인베스트 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LP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관점에서 자신들의 파트너를 찾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 대표는 △운용 인력(People) △투자 철학(Philosophy) △포트폴리오 구성(Portfolio Construction) △투자 프로세스(Process) △보수 책정(Pricing) △실적(Performance) 등 ‘6P’를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그는 “올 5월 서울시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공동으로 서울에서 해외 LP들과 국내 GP들 간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벤처투자서밋(GVIS)을 열었다”며 “한 해외 LP 관계자가 ‘한국 VC들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성과 지표와 형식을 준비한다면 공정한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6P 가운데 실적과 관련해 국내 VC들이 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방법·데이터 등이 국제 표준과 달라 해외 LP들로부터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 대표는 해외 LP들이 자신들과 접촉하기 원하는 국내 GP들의 목표가 글로벌 진출인지 혹은 해외 자본 출자인지 등의 방향성이 사전에 확실히 세워져 있기를 바란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전했다. 그는 “해외 LP들 입장에서 국내 GP들은 만남의 목적보다 만남 자체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한국 투자에 관심을 갖는 해외 LP들은 동남아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싶어하기 때문에 국내 VC들은 궁극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 전략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밀리오피스(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적 투자 전문 회사) 공략이 훌륭한 자금 확보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 리서치 회사인 프레킨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패밀리오피스들이 향후 10년간 최고의 기회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는 자산군에 VC(17%)는 사모주식(37%)과 사모대출(20%)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 패밀리오피스들은 또 같은 기간 최고의 기회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으로 한국(3%)을 중국(29%), 북미(23%), 인도(16%), 동남아(10%), 호주(10%)에 이어 중동(3%)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구 대표는 “패밀리오피스들이 단기적으로는 VC로 투자 배분을 덜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의 ‘오일 머니’ 유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의 탈석유화 정책 기조에 따라 국내외 벤처펀드 투자 및 사모펀드와 공동 펀드 조성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며 “이들은 에너지·게임을 비롯한 콘텐츠·바이오 산업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서울은 2020년 2월 출범한 서울시 산하 투자 유치 전담기구다. 서울에 투자를 희망하는 글로벌 기업과 자본들에 투자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투자 유치의 전 과정을 총괄한다. 구 대표는 “현재 486개사의 해외 투자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2년 동안 총 1000개의 투자자 네트워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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