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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피 튀게 싸우던 LG-SK, 배터리 분쟁 합의 배경은

SK, 거부권 무산 시 배터리 사업 위협
LG, 소송 장기화시 리스크 지속 부담
바이든 거부권 행사 하루 전 전격 합의

  • 한재영 기자
  • 2021-04-11 05:22:55
2년간 피 튀게 싸우던 LG-SK, 배터리 분쟁 합의 배경은
SK이노베이션 미 조지아공장 건설 현장 전경/사진제공=SK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0일(현지시간) 배터리 분쟁에 전격 합의하기로 한 것은 사태가 지속될 경우 양사 모두에 손해가 막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소송전이 성장을 발목 잡을 수 있다는 본 것이다. 무엇보다 11일 자정이 기한이었던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 배터리 10년 수입금지’ 최종판결에 대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사 분쟁이 해결은커녕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양사가 합의에 이르렀고, 발표 형식 등을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조만간 양사 간 합의 문구 등을 조율해 대외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면 이는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제소한 지 만 2년 만이다.


양사가 합의에 이른 것은 무엇보다 분쟁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국면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지난 2월 10년 간 수입금지 결정을 받은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무산되고, 합의마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내 첫 배터리 공장인 조지아공장을 ‘시한부’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년간 피 튀게 싸우던 LG-SK, 배터리 분쟁 합의 배경은

SK이노베이션은 미 조지아주에 26억 달러(한화 2조9,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9.8GWh)은 폭스바겐, 2공장(11.7GWh)은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공장인데 1공장은 2년, 2공장은 4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받았다.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바이든 거부권도 나오지 않고 합의도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1공장은 내년 말까지만 가동 후 문을 닫고, 현재 터파기 작업이 진행 중인 2공장은 건설 작업을 전면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거부권 행사가 안 되면 미국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공장 설비를 뜯어 대서양 건너 유럽으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설비 이전 업체들에 공장 이전 비용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철수는 단순히 특정 시장을 포기하는 것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데 결정적 흠결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기존 수주 고객인 폭스바겐과 포드에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도 소송전을 지속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거부권이 최종 무산되고 합의에 진전이 없었다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시장 철수와 함께 ITC 소송 항소, 민사소송인 미 델라웨어 연방법원 손해배상 소송을 지속한다는 입장이었다. ITC에서 제대로 된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판단받지 못한 만큼, 정식 법원인 델라웨어 연방법원에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서 나오는 LG의 피해 액수 등을 기반으로 합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ITC 항소법원 1년, 델라웨어 법원 최장 5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분쟁이 지속될 경우 져야 할 경영 리스크 부담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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